영화 줄거리
『청원(Guzaarish)』은 전신마비에 걸린 전설적인 마술사 이튼(리틱 로샨 분)이 인간다운 마지막 선택을 하기 위해 인도 법원에 '자비로운 안락사' 허가를 요청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설정에서 출발합니다.
과거 그는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떠오른 대스타였습니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몸을 전혀 쓰지 못하게 되면서 삶의 희망을 잃고 14년 동안 마치 철창에 갇힌 삶을 이어갑니다. 그럼에도 라디오 DJ로 활동하며 다른 환자들에게 용기의 메시지를 전해 왔습니다.
그의 곁에는 헌신적인 간병인 소피아(아이쉬와라 라이 분)가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함께한 두 사람의 관계는 사랑이자 우정이었고, 이튼은 자신다운 삶과 죽음을 선택하고 싶다는 열망을 품게 됩니다.
하지만 안락사 허가 요청은 곧 사회적 논쟁을 크게 불러옵니다. 법정에서 이튼의 이유와 고통이 조명되며, 사회는 찬반으로 격렬하게 나뉩니다. 이튼은 법정을 넘어, 청취자와 대중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며 공감대를 이끌어내려 시도합니다.
마지막에는 결국 이튼이 직접 공개 안락사를 선택하고, 소피아가 묵묵히 이를 도우려 합니다. 둘은 마지막까지 사랑과 유머로 삶의 의미를 나누며 영화는 감동적이게 클라이맥스를 맞이합니다.
사회적 메시지
이 작품은 인도 영화계에서 안락사를 정면으로 다룬 드문 시도로 평가받습니다. 이튼의 청원은 단순한 개인 욕망이 아니라 인간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외침입니다. 이는 “인간도 품격 있게 죽을 권리가 있는가?”라는 보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인도 헌법은 안락사를 금지하지만, 감독 산제이 릴라 반살리는 영화 속 인물을 통해 “삶의 마지막 순간조차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contentReference[oaicite:2]{index=2}. 산제이는 실제 법원에 청원을 내고, 공공의 토론을 유도합니다.
또한, 영화는 죽음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가족, 친구들이 겪는 감정적 혼란도 놓치지 않습니다. 이튼과 소피아의 은밀하면서도 따뜻한 관계는, 말보다 행동으로 사랑과 존중을 보여줍니다. 이는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다시금 곱씹게 만드는 영화적 질문이기도 합니다 :contentReference[oaicite:3]{index=3}.
이튼이 자신이 마법을 통해 보여주던 '희망'과도 같은 존재였다는 점에서, 그의 선택은 단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가 마주해야 할 인간성의 시험대가 됩니다.
총평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답게 『청원』은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정서적으로 깊이 있는 작품입니다. 리틱 로샨은 전신마비 환자로서 절망과 존엄 사이를 오가는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연기했습니다. 아이쉬와라 라이는 침묵 속에서 감정을 전하는 간병인의 복합적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contentReference[oaicite:4]{index=4}.
영상미는 고요하면서도 감정을 증폭시키는 미학을 지녔고, 음악은 클래식과 감정선을 조화롭게 연결하며 여운을 남깁니다. 과한 드라마나 뮤지컬 없이도 충분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이 작품은, 산제이 감독의 전작 '블랙'과 비교해도 결코 손색이 없습니다 :contentReference[oaicite:5]{index=5}.
다소 무겁고 슬픈 주제이지만, 감독의 만듦새와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 덕분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로 남습니다. 쉽게 잊히지 않는 여운을 품은 채, 관객 각자에게 “삶과 죽음, 사랑과 존엄”에 대한 이야기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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