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줄거리
『툼바드』는 1918년 인도 구자라트 일대의 작은 마을 툼바드를 배경으로 한 다크 판타지 스릴러입니다. 어린 핫맨(다샤르타 셔스타 분)은 마을에서 살아가는 가족들과 함께 굶주림과 가난 속에서 자랍니다. 전설에 따르면 신을 모신 사당 지하 깊은 곳에 욕망을 채워주는 금은이 숨겨져 있고, 이를 통해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핫맨은 어린 시절 형령 라마르가 황금 비늘 물고기를 발견하면서 그 금욕신인 '코티나쉬'와의 거래로 부를 얻을 수 있다는 전설을 믿습니다. 그러나 곧 그 물고기에게서 냉혹한 본성이 드러나고, 금은을 요구할수록 그의 목숨을 위협하며 공포를 던집니다. 이후 핫맨은 어른이 되어 코티나쉬의 전설을 실현하고자 집안을 떠나지만, 도시 생활에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툼바드로 돌아옵니다.
그는 마침내 사당의 지하로 내려가 코티나쉬에게 금은을 제공받지만, 욕망이 커질수록 물고기의 요구도 커지며 결국 통제할 수 없는 재앙으로 이어집니다. 핫맨은 자신의 욕망 때문에 가족이 망가지고 사당에서 귀신 같은 존재와 대면하게 됩니다. 영화는 욕망과 공포, 탐욕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인도 민속과 시각적으로 조화시키며, 끝없이 집착하는 인간 심리를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보여줍니다.
사회적 메시지
『툼바드』는 욕심과 탐욕이 어떻게 개인과 공동체를 파멸로 이끄는지를 철저히 고발하는 작품입니다. 영화 속 코티나쉬는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존재로 보이지만, 이는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시험하며 지나치면 스스로를 잠식하는 무서운 존재로 그려집니다. 이는 인도 사회 속 종교적 신앙과 민간 신앙이 개인의 욕망과 결합할 때 발생하는 위험성을 심층적으로 다룹니다.
또한 영화는 ‘가난’과 ‘불안’이라는 사회적 조건에서 어떻게 탐욕이 생겨나는지 세밀하게 분석합니다. 주인공 핫맨은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에 이끌려 점점 더 위험한 길을 걷게 되고, 이는 결국 타인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는 자본주의적 욕망과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신념 간의 모순을 신화적 상징 속에 녹여낸 정교한 사회적 메시지입니다.
사당에서 나오는 금은의 환상과 사라지는 시간을 통해 영화는 ‘욕망이 실체처럼 존재하지 않는다’는 메타포를 전달합니다. 결국 현실에 뿌리를 두지 않은 집착과 환상이 개인뿐 아니라 세대를 이어가는 공동체까지 파괴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합니다. 이를 통해 이 작품은 민속 신앙에 대한 환상을 벗어나 자기 성찰을 촉구합니다.
총평
『툼바드』는 인도 영화에서 보기 드문 스릴과 공포, 민속적 색채를 결합한 걸작입니다. 감독 라만 라그바트는 긴 호흡의 서사 속에서도 단 한 순간도 긴장감과 몰입을 놓치지 않으며, 눈을 뗄 수 없는 시각적 연출과 사운드 디자인을 선보입니다. 특히 사당 내부와 지하 공간은 음산한 조명과 음향을 통해 관객의 불안감을 극대화합니다.
다샤르타 셔스타는 핫맨의 욕망과 후회, 그리고 공포를 내면 연기와 표정으로 섬세하게 표현하며, 그의 존재가 영화에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사티야미 쉬아미도 핫맨의 욕망을 부추기는 사당의 경비인으로 등장해 묵직한 인상을 남깁니다.
영화는 전통적인 호러 장르를 넘어 인간 심리 깊숙이 파고드는 다층적 이야기 구조를 갖추었습니다. 민속신화, 신앙, 욕망, 가족, 탐욕이라는 키워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단순한 공포를 넘어선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이러한 점에서 『툼바드』는 단순 장르영화가 아닌 예술적 실험을 담은 작품으로 치부될 만합니다.
일부 관객은 러닝타임이 104분임에도 느린 전개 속도에 몰입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하지만, 여백의 미와 강렬한 이미지가 감정을 증폭시키는 효과는 인상 깊습니다. 영화 초반부의 정적인 공간 묘사와 후반부의 긴장감 넘치는 지하 장면은 극적인 대비를 통해 공포의 깊이를 더합니다.
종합적으로 『툼바드』는 민속 공포와 신화, 인간의 욕망을 연결한 독창적인 인도 장르 영화로, 예술성과 긴장감을 모두 갖춘 작품입니다. 호러, 스릴러, 다크 판타지를 좋아하는 관객뿐 아니라 인간의 탐욕과 신앙 간의 역설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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